[POP초점]10대는 엄마뿐인 '고딩엄빠2', 변호사 등판 해명에도 비난 계속
기사입력 2022. 12. 07 10:45
[헤럴드POP=김지혜 기자]



MBN '고딩엄빠2'가 또 미성년자와 성인 사이의 임신을 미화시켰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주 예고편부터 비난이 폭주하다 이날 본방송이 공개된 이후에도 여전히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한 분위기다.

지난 6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고딩엄빠2'에는 19살에 엄마가 된 고딩맘과 30살에 아빠가 된 그의 남편이 출연했다.

이날 고딩맘이 미성년자 신분으로 11살 연상 남자친구와 교제하던 중 임신했다는 사연을 접한 패널들은 "조금만 더 기다리지"라고 입을 모아 탄식했다. 딸의 임신을 알고 부모가 격분하는 모습이 재연으로 연출되자 인교진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했고, 하하는 "한 대 쥐어박아도 할 말 없다"고 공감하기도 했다. 박미선은 "남자 나이가 서른이 넘었는데... 됐다. 그만할래. 안좋은 얘기 나올까봐"라고 말을 아끼는 모습도 보였다.

11살 연상 남편은 스튜디오에 아내와 함께 동행했고, 패널인 이인철 변호사는 "나오시자마자 이런 말씀 드려 죄송한데 쓴소리를 해야할 것 같다"고 일침을 날렸다. 이어 "남편 분 서른살이었으면 알 거 다 아는 나이였잖냐. 아직도 고등학생 만나서 한참 공부할 때인데 선을 넘었다. 사랑하면 지켜줘야지"라는 말을 쏟아내 잘못을 짚었다.

이인철 변호사는 방송에 앞서도 폐지 요구가 쏟아지는 시청자 게시판에 직접 등장해 소신을 밝혔다. 그는 "스튜디오에 출연한 남편에게 쓴소리를 했다"면서 "고딩엄빠들의 부주의한 행동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인생을 희생하면서 어려운 선택을 했고 소중한 생명을 낳고 키우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고딩엄빠들에게는 격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고딩엄빠2' 측은 미성년자-성인의 임신을 '팩폭' '잔소리', '쓴소리' 등의 표현으로 다루고 있으나 다수 시청자들은 여전히 이 문제가 "쓴소리" 정도로 치부되어도 괜찮은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실제 비난도 출연진보다는 제작진에게 더욱 쏠려있는데, 미성년자 임신 문제에 너무 가볍게 접근해 이를 미화하고 은연중에 그래도 괜찮다는 인식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저마다의 사연을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것과 이러한 이야기들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단순 나이차를 넘어 수차례 미성년자와 성인의 관계를 다루며 논란이 됐던 '고딩엄빠2'이지만 여전히 제작진 측은 이를 '시트콤' 쯤으로 홍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날 방송 초반 MC들은 "날씨가 추워졌지만 고딩엄빠에 대한 시선은 어느 때보다 훈훈하고 따뜻해졌다"면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방송의 순기능과 필요성을 자화자찬하기 급급했다.

결과적으로 가정을 꾸리고 생명을 책임지고 잘 살고 있으니 응원하라는 논리이지만, 우리 사회에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와 그루밍이 만연한 가운데 이런 방송이 과연 어떤 화두를 제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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