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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안은진이 원픽이었다"··유아인 지운 '종말의 바보', 마침내 빛 볼까
방송|2024-04-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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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주역들/사진=민선유 기자


[헤럴드POP=강가희기자]유아인을 지운 '종말의 바보'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19일 오후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그랜드 볼룸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안은진, 전성우, 김윤혜, 김진민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종말의 바보'는 재앙과 파국을 그리는 타 디스토피아 장르물과는 달리 예정된 종말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이에 대해 김진민 감독은 "독특한 디스토피아 물이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생존 투쟁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종말을 맞이하게 됐을 때, '나'와 '너'는 어떻게 살건지 묻는 그런 종류의 작품이라 연출로서 욕심이 많이 났다"라고 말했다.

'종말의 바보'는 일본의 대표작가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지구 전체 멸망 소재인 원작과 달리, '종말의 바보'는 한국, 중국, 일본이 가장 피해가 큰 지역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 김 감독은 "정성주 작가님에게 여쭤보니 '다 죽으면 드라마가 있을까요?'라며 위트 있게 대답하셨다. 기획을 훌륭하게 비틀었다"라고 설명했다.

'히어로물'과의 차이를 묻자 "히어로물이 아닌 건 아니다. 연출을 하면서 느낀 거지만 거기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영웅이다. 도망가지 못하고 도망가지 않은 선택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스스로를 구원하고 내가 함께 했던 사람들과 같이 가게 된다"라며 "이 드라마는 소소하지만 마음은 큰 영웅들이 나온다"라고 자신했다.

김 감독은 "정성주 작가님이 종말 앞 뭘 다시 정리하고 되돌아봐야 하는지 디테일이 잘 살아있게 대본을 써주셨다"라며 "종말의 천재 같은 작품이다. 바보와 천재는 종말을 앞두고 똑같다. 내가 한 작품 중 가장 철학적인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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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만 감독, 전성우, 안은진, 김윤혜/사진=민선유 기자


출연진들은 '종말의 바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중학교 교사 세경 역의 안은진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가 기억난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혼란 속에 어려움이 있는데 시간 순으로 읽어가다 엔딩 장면이 너무 인상이 깊어서 그것 때문에 가슴이 두근 댔다"라고 말했다.

보좌신부 성재 역의 전성우는 "종말을 앞두고 혼란스러운 만큼 여러 가지 인간 군상이 나타난다고 느꼈다. 그런 지점들을 담고 있는 대본이라 굉장히 매력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전투근무지원 대대 중대장 인아 역의 김윤혜는 "혼란스럽고 처절한 상황이지만 보편적인 사람들이 공존하는 이야기라 매력적이었다"라는 이유를 전했다.

또 김윤혜는 "군인 역이라 경례를 연습했고, 헤어스타일로 단단하고 묵직한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서 쉽게 도전할 수 없는 투블록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영원히 어른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항상 붙어 다니는 소민(김보민), 진서(김강훈), 하율(김도혜) 삼총사가 등장한다. 이들을 캐스팅한 것에 대해 김 감독은 "오디션 마지막 날 쪼르르 나타났다. 원래 이 나이 설정이 아니었는데 셋이 너무 잘 어울려 작가님께 학년을 바꾸자고 제안하니 바로 그렇게 가자고 하셨다"라고 설명했다.

안은진은 "강훈이가 저보다 작을 때 시작했는데 촬영하면서 저보다 키가 커가더라"라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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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진/사진=민선유 기자


'종말의 바보'는 주연 유아인의 마약 혐의가 불거지면서 공개가 연기된 바 있다. 김 감독은 "사실은 '하겠지?' 하다가도 '안 하네' 그러면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넷플릭스에게도 '모르겠다'는 답을 많이 받아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개봉을 한다고 해서 놀라기도, 반갑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재편집을 거친 것에 대해서는 "초반 편집 3부 정도 했을 때 이슈가 불거졌다. 처음에는 다들 아시다시피 복잡한 상황이 아니라 지나가겠거니 했는데 제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라며 "넷플릭스 프로듀서에게 편집 다시 한번 하고 싶다고 말하려는 참이었다. 저도 편집을 하면서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더라. 넷플릭스는 손을 못 대게 했다. 근데 핑계가 생긴 거다. 재편집을 하며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은 편집하고 분량도 손을 댔지만 아예 인물을 빼기에는 4명의 친구라는 큰 축이 있어 다 뺄 수는 없었다. 필요한 부분은 쓸 수밖에 없어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작품의 공개를 기다려야 했던 안은진은 "저희가 찍을 때도 등장인물이 많아 단체카톡방에서 활발히 이야기를 나눴다. 늘 똑같이 회식은 언제 할까 이야기하며 기다렸다"라는 일화를 전했다.

김 감독은 '연인'으로 뜨기 전 안은진을 픽했었다며 "(캐스팅) 얘기를 나누면서 유아인은 됐고 안은진을 박아두고 시작했다. 안은진 씨는 제 퍼스트 초이스 원픽이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개봉 전에 안은진은 확실히 뜰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작품을 하면서 죽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이 작품으로 한 5번 정도 했다. 지금은 굉장히 행복하다"라며 웃어 보였다.

한편 '종말의 바보'는 오는 26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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