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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초점]'안나', 편집권 침해 논란→감독판 공개..이제 와서 감독 방향성 존중?
방송|2022-08-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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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쿠팡플레이 측이 편집권 침해 논란 속 '안나' 감독판을 공개한다.

쿠팡플레이 측은 12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12일) 오후 8시 안나 감독판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성공적으로 종영된 6편의 ‘안나’에 이어 감독의 편집 방향성을 존중해 시청자들에게 이미 약속한 감독판 8부작을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안나'를 연출한 이주영 감독은 지난 2일 "작품은 창작자로서 감독의 분신과도 같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공개되어 있는 '안나'는 도저히 제 분신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누구의 분신도 아닌 안나'가 되어 있다. 제작사도 아닌 쿠팡플레이가 감독인 저조차 완전히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편집해 제가 극본을 쓰고 연출한 '안나'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그동안 쿠팡플레이의 일방적 편집으로 인해 발생한 작품 훼손을 시정하고자 노력했으나 쿠팡플레이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시청자들은 창작자인 저의 의도와 완전히 달라진 '안나'를 제 작품으로 인식하고 있고 저는 창작자로서 더 이상의 고통을 견딜 수 없어 이 글을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이주영 감독은 "저는 감독이 보지도 못한 편집본에 제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으니 크레딧의 '감독'과 '각본'에서 제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지만 쿠팡플레이는 그것조차 거절했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8부작이 아닌 6부작 '안나'가 릴리즈됐다.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구조와 시점, 신 기능과 상관없는 컷을 붙여 특정 캐릭터의 사건을 중심으로 조잡하게 짜깁기를 한 결과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가 크게 훼손됐다. 한마디로 도저히 제가 연출한 것과 같은 작품이라고 볼 수 없는 정도로 작품이 훼손됐다"고 속상해했다.

여기에 "저는 이번 사건이 쿠팡플레이와 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쿠팡플레이의 폭력적인 처사에 이미 '안나'의 많은 관계자들이 상처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았다. 이러한 사태는 재발되어서는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감독인 저뿐만 아니라 모든 스탭들(후반작업 업체 포함)에게도 사과하며 단독으로 편집한 현재의 6부작 '안나'에서는 저 이주영의 이름을 삭제하고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제가 전달한 8부작 마스터 파일 그대로의 '안나'를 감독판으로 릴리즈하며 아울러 다시는 이번과 같은 일방 편집을 하지 않을 것임을 공개적으로 천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요청했다.

더불어 "쿠팡플레이가 이러한 공개적인 요구조차 묵살한다면 쿠팡플레이가 한 행위가 한국영상산업과 창작문화에 미치는 극히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할 것이다. 아울러 창작자인 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쿠팡플레이가 작품을 일방적으로 편집함으로써 본래의 작품이 어떻게 훼손됐는지 주인공, 인물간 구도, 개연성, 서사구조 등이 다방면으로 훼손된 점들에 관해 향후 소상하게 밝히도록 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쿠팡플레이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감독의 편집 방향은 상호 협의된 방향과 현저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 수개월에 걸쳐 쿠팡플레이는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했으나, 감독은 수정을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이주영 감독은 해당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재반박했다.

한국영화감독협회는 11일 "8부작으로 기획, 제작된 작품을 6부작으로 자체 편집하고, 반말을 섞어가며 회의를 진행하는 플랫폼 관계자의 무례를 넘어 '왜 모든 장면을 의도를 갖고 찍었느냐'라는 대화에서는 분노를 참기 힘들었다"고 성명문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안나' 사태를 좌시하지 않고 지켜볼 것이다. 오만함과 어리석음에 맞서는 이주영 감독님, 힘내라! 우리도 영화감독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 뛰겠다. 쿠팡플레이의 사과를 요구한다. 또한 감독이 요구한 크레딧 및 감독판 공개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가운데 쿠팡플레이 측이 '안나' 감독판 8부작을 공개한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더욱이 이주영 감독의 편집 방향성을 존중했다고 강조해놓은 가운데 '안나'가 이주영 감독의 바람대로 8부작 마스터 파일 그대로의 감독판으로 릴리즈되는 것인지,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해도 최선을 다한 감독 그리고 제작진 모두에게 상처만 남기게 된 모양새다. 끝내 사과는 없어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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