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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CON①]문희준,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종료…Dear.팬 "사랑한다!"
가요|2016-11-1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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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은정 기자] 가수 문희준이 팬들과 함께한 '데뷔 20주년 기념 - 20회 콘서트'의 긴 여정을 끝 마쳤다. 눈물로 안녕을 고할 것 같았던 20주년 기념 공연은 축제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11개월을 함께 달려오는 동안 문희준은 팬들의 사랑을 확인했고, 팬들은 문희준의 마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일까, 마지막 공연도 슬픔보다는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다.

14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는 '문희준 20주년 기념 콘서트 - 파이널 에피소드' 공연의 마지막 회가 펼쳐졌다. 지난 1월 23일부터 시작된 '20주년 기념 - 20회 콘서트'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공연이었다.

이날 마지막 공연을 포문을 연 곡은 문희준의 솔로 앨범에 수록된 'T.N.T(티엔티),' 그의 솔로 곡들 중 유난히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노래다. 시작부터 팬들을 기립시킨 문희준은 'DRUG(드러그)' 'VIRUS(바이러스)' 'G.선상의 아리아'를 연속으로 열창하며 단숨에 공연장을 뜨거운 열기 속으로 이끌었다.

문희준은 "20주년 기념 공연이 오늘로 마지막 20회다. 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처음 시작할 때는, 과연 실질적으로 가능하냐. 서울에 있는 공연장을 다 돌아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무사히 마지막 회를 맞이했다. 여러분 덕분"이라며 첫 MC부터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20년 동안 사랑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20년을 함께하며 내가 무대 위에서 노래할 수 있도록 지켜주고, 응원해주고, 사랑해준 여러분 감사한다"면서 팬들을 향한 마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발라드곡 'May Fly'와 '난 둘이라서... 넌 혼자라서..'를 부르는 동안 팬들은 앉아서 문희준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감상했다. 앞서 록 음악으로 공연장을 뜨겁게 달군 후 부르는 발라드는 더욱 깊은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일어서서 점프하던 팬들이 얌전히 앉아 노래를 듣는 모습에 문희준은 민망해했다. 그는 "저 혼자 무대에 서서 노래하고 여러분은 앉아있으니까, 굉장히 오디션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YG에서 나를 데려갈 것 같으냐"는 멘트와 함께 "앞에 관객이 앉아있으면 느낌이 다르다. 더 긴장도 되고, 음정도 신경쓰인다. 아마 오늘 끝음처리가 가장 깔끔했을 것"이라며 긴장했던 마음을 농담 섞인 말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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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0시에 공개된 신곡 '우리들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희준은 "11월 11일에 신곡을 발표하는 것이 의미가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밤 12시에 내자고 생각했는데, 발매가 12일로 찍히더라. 안타까웠다"며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는 계속 웃는 팬들에게 "웃을 때가 아니다. 분위기를 잡아보라"고 웃으며 투덜대면서도 "이 노래를 왜 발표를 하게됐고, 가사를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가 중요하다"며 말을 이어갔다.

문희준이 '우리들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를 만든 것은 지난 9월 25일 열린 '게릴라 콘서트'가 끝난 직후다. 그는 "'게릴라 공연'에서 솔로 곡보다 에쵸티 곡을 더 많이 불렀다. 그렇게 많이 부른적이 없었다. 멤버들과 함께 불러야 한다는 생각에 무대에서는 안 부르겠다는 무언의 약속 같은게 있었다. 하지만 올해가 그냥 지나가버릴 것 같아서 '캔디 '행복 을 처음으로 불렀다"고 털어놓으며 "집에 돌아가는데 여러분의 표정과 마음이 가슴에 많이 남아있었다. 나도 마음이 아파서 한 글자씩 가사를 써내려갔다"는 신곡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어 문희준은 신곡에 관련된 오해로 살짝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울면서 가사를 쓰고 눈이 퉁퉁 부어서 다음 날 스케줄을 갔다. 그런데 '뒷풀이에서 술을 많이 먹었나봐' 이렇게 오해를 하더라. 그 소리를 듣고 내가 이렇게 살아 뭐하나 생각했다"면서 웃어보인 문희준은 팬들의 미안함 섞인 야유에 "기분 좋은 오해였다. 지금은 그 때 이 곡을 쓰느라고 그랬던 것이라 말할 수 있으니까"라며 팬들을 다독였다.

'우리들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는 20년간 문희준의 곁을 지켜준 팬들에 대한 마음을 담아 만든 노래다. 특이하게 이 노래의 주체는 팬이다. 문희준이 팬의 입장에서 가사를 써내려간 것이다. 그는 "감사의 마음이 아니라 미안한 마음을 담았다. 한 소절을 빼면 가사의 내용이 모두 팬들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일 것"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제목 또한 팬들이 H.O.T. 데뷔 20주년을 기념하여 다섯 멤버들(문희준 장우혁 토니안 강타 이재원)에게 선물한 광고 문구에서 그대로 차용했다. 콘서트 외의 무대에서는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우리들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의 무대를 본 팬들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물론 눈물을 보인 몇몇의 팬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팬들은 마지막 곡이 끝나자 바로 '앵콜'을 외쳤다.

그 모습을 본 문희준은 무대에 올라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내가 머릿 속에서 그린 그림이 있었다. 그래서 앵콜 코너까지 없앴는데, 그럼에도 '앵콜~ 앵콜' 소리가 들렸다. 불길하다 생각했다. 사실 90% 정도는 울고 있겠다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오~ 너희의 모든 걸 나는 닮고 싶었어~' 열정적으로 '아웃사이드 캐슬'을 따라 부르고 있더라. '아주 오랜만에 한곡 불러볼까!?'라는 듯 열심히 열창하는 모습을 보고 '아 나도 감정을 잡지 말고 열심히 노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가수를 닮아 마음까지 튼튼해진 팬들을 보고 웃어보였다.

90년대 최고 아이돌 H.O.T.의 당시 콘셉트는 '신비주의'였다. 방송국에서 누굴 마주칠까 화장실도 골라 다녔다는 문희준은 이제 콘서트에 온 팬들과 일대일로 대화하며 소통한다. 아이의 엄마가 된 팬에게 '셋째 계획도 있느냐'고 묻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하는 팬들에게 '잘 컸다. 수고했다' 응원도 해주며, 여성 팬들 속에서 민망함을 감추고 열심히 환호하는 남자 팬들의 얼굴을 기억하며 살뜰히 챙겼다. 문희준은 "예전에는 땅만 보고 다녔고, 팬들과 가까이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제 편한 존재가 됐다고 생각한다. 편지도 직접 받고, 내가 대답도 하지 않느냐"면서 "그래도 요즘 아이돌처럼 묻는 말에 다 대답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저 사람이 날 좀 좋아하게 됐나봐? 좀 튕겨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계속해서 밀당을 할 것"이라 전했다.

'20주년 기념 20회 콘서트'의 마지막 공연의 콘셉트는 '팬 사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노래 틈틈히 찾아오는 MC 타임에 문희준는 팬들에게 "재미있어요? 즐기고 있어요? 신나요?"라는 질문을 꼭 던졌다. 약 3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콘서트에서 그는 팬들의 요청을 받아드려 예정에 없던 앵콜 곡을 두 곡이나 불렀다. 더불어 "군대 가기 전 콘서트에서 '저 군대가요 흑흑'을 무한 반복했던 이후, 이 공연에서 말을 가장 많이 했다"고 단언할 정도로 문희준은 약 한 시간 동안 팬들과 대화하고 함께 춤추며 이 공연이 올해 가장 큰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애정을 담아 최선을 다했다.

마지막으로 무대 위 높은 곳에 선 문희준은 팬들을 바라보며 마이크를 입에서 뗐다. 그리고 온전한 자신의 목소리로 팬들에게 외쳤다 "사랑한다"고. 11개월 동안 이어진 '20회 공연'은 20년간 문희준과 팬들이 함께 만들어 온 추억 여행의 시간이었다. 문희준은 팬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줘서 고맙다. 지치지 않게 손 잡아주고 외롭지 않게 이름을 불러주고 무너지지 않게 용기를 주고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크기의 사랑을 준 여러분은 제 삶에 가장 특별한 에피소드였다"고 표현했다. 콘서트의 '파이널 에피소드'는 끝났지만,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일 것이다. 문희준은 20년간 함께 해준 팬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허락하신다면 저는 이 무대 위에서 아주 오래토록 노래하고 싶다. 제 노래 계속 들어주실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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